23.02.19 마가복음 4장 35절-41절 [풍랑 속에서] - 이영진 목사

말씀의 문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신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것이 기억이 납니다. 바로 성경을 읽을 때에 있어 중요한 원칙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성경을 읽을 때 중요한 원칙은 바로 본문을 볼 때 본문을 둘러싸고 있는 앞과 뒤의 이야기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문맥, 정황 속에서 본문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말씀을 볼 때 앞서 말씀드린 이 원칙을 적용해서 본문의 말씀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오늘 본문에 기록된 갈릴리 바닷가의 풍랑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이전 상황을 같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타신 배가 풍랑을 만난 유명한 사건을 함께 본문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그 가운데 이 갈릴리 바다의 풍랑 사건과 그 전에 있었던 일을 연결해주는 아주 중요한 표현 하나가 오늘 본문의 첫 부분에 기록되어져 있습니다. 35절의 말씀에 나타난 그 날 저물 때 라는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갈릴리 바다에서 제자들이 만난 풍랑 사건은 해가 저물어 갈 때, 다시 말하면 저녁과 밤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러면 해가 지기 전 해가 중천에 떠 있었을 때는 예수님과 제자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실질적으로 오늘 본문 바로 앞부분을 보면 4장 1절부터 34절까지는 무려 4가지의 비유가 등장합니다. 씨뿌리는 자의 비유, 등경 위에 놓여진 등불의 비유, 자라나는 씨의 비유, 겨자씨 비유 이렇게 총 4가지입니다. 그러니까 해가 지기 전 해변가에 몰려든 사람들과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이 4가지 비유를 가지고 무언가 아주 중요한 진리를 그들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럼 예수님께서 이 네 가지 비유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셨던 그 진리는 무엇이었을까요?

4가지의 비유는 각기 다른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서 전해진 말씀이 아니라 한 가지의 주제를 위해서 전해진 말씀입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지금 풍랑 사건 이전에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제자들과 모여있는 자들에게 가르침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가르침의 주제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진리였습니다. 이 4가지 비유는 모두 다 하나님 나라가 무엇 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그런 비유였습니다. 마가복음은 이 부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 예수님께서 비유를 말씀하시기 전에 말씀하신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르시되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너희에게는 주었으나 외인에게는 모든 것을 비유로 하나니(마가복음 4:11)

또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마가복음 4:26)

또 이르시되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비교하며 또 무슨 비유로 나타낼까(마가복음 4:30)

이 말씀들은 다 예수님께서 비유를 시작하면서 말씀하신 부분입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지금 아침부터 해가 저물어가기까지 많은 군중들이 모여 있는 그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나라, 천국에 대해서 가르쳐 주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무엇인가요? 천국은 무엇입니까?

천국은 우리가 저 하늘 어딘가에 있는 유토피아로 접근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천국을 장소라는 개념으로 바라볼 때가 있는데요. 그러나 이런 공간적 개념으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시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 말씀하실 때에는 하나님의 통치, 하나님의 다스림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 예수님의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이냐면 우리가 천국이라는 장소를 가야만 천국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천국 즉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온전한 다스림이 있는 곳, 하나님의 통치 안에 있는 곳이라면 그 곳이 어디가 되었든 그 자리가 바로 천국이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가장 핵심을 지금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여기 있다. 저기 있다 할 것이 아니고 너희들 안에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통치와 주권을 인정한다면 너희는 이미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마가복음 4장에서 비유를 통해 주시는 예수님의 가르침의 가장 주된 메시지입니다. 이 메시지가 바로 오늘 본문의 바로 앞전에 있었던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해가 저물어 갈 때에 제자들을 데리고 갈릴리 바닷가로 가신 거셔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저 편으로 건너가자’

당시에 갈릴리 바다를 중심으로 주위에 여러 마을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한 곳에서 복음 사역을 마치시고 다른 장소로 옮기기 위해서 이 바닷가를 가로질러 가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12명의 제자들과 예수님이 탄 자그마한 배가 갈릴리 바다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때 고요했던 바다 가운데 풍랑이 일어납니다. 갈릴리 바다 북쪽은 헐몬산이 있는데요 그 산을 타고 찬 바람이 내려오게 될 때 갈릴리 바다에 있는 따뜻한 바람과 만날 때에는 기압차로 인해서 갑자기 돌풍이 일어나고 파도가 치게되는데요. 이런 현상은 당시에 갈릴리에서 종종 보여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풍랑 속에서 배가 흔들릴 때 제자들의 마음도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제자들 가운데는 어부 출신의 제자들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이 갈릴리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입니다. 갈릴리에서 발생하는 풍랑은 예상 못한 풍랑이 아니라 늘 겪어오던 풍랑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이 만난 이 풍랑이 얼마나 큰 풍랑이었는지 오늘 본문에서는 제자들이 요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상상해 보건데 아마 배가 뒤집힐 만큼은 높은 파도가 쳤을 것이고 당장에도 모든 것을 날려버릴 바람이 불어왔을 것입니다. 본문에 기록된 대로 물이 배 위로 계속 쏟아져오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그 폭풍 안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고 어찌할 바를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이 만난 갈릴리 바다에서의 풍랑은 또 다른 모양으로 우리의 인생에 찾아오기도 합니다.

나의 인생 가운데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여러 상황을 우리는 맞닥뜨리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 풍랑과 같은 상황에서 세상의 사람들은 어떠한 선택을 하고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먼저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이 폭풍을 이겨내 보고자 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돌파구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그런데요 대부분의 우리의 삶을 뒤흔들어버리는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힘으로 이 풍랑을 이겨내 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금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욱 두려워하게 됩니다. 더욱 깊은 절망 가운데 낙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하나님의 자녀 된 우리는 세상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풍랑을 만난 그리스도인은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까요? 이 질문이 오늘 설교의 핵심입니다. 우리가 인생 가운데 만난 풍랑 우리는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인가?

오늘 본문에 보게 되어지면요, 그 풍랑 속에서 예수님께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더니(마가복음 4:38上)

그 풍랑 가운데서 예수님은 주무시고 계셨다고 말씀해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예수님께서는 너무 피곤하셔서 파도에 배가 휘청 휘청 거릴 때에도 깨지 않고 잠을 자고 계셨을가요? 

제 생각엔 예수님은 이 폭풍 속에서 의도적으로 잠을 청하고 계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무엇을 위해서요? 바로 제자들이 이 풍랑 속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보시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이 때 주무시고 있는 예수님께 제자들은 엄청난 폭풍에 압도 당해서 주님을 깨우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시나이까(마가복음 4:38下)  

지금 제자들은 절망에 몸부림치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죽게되었다.

제가 설교의 가장 첫 부분에서 성경을 볼 때 중요한 원칙을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본문의 전후상황을 함께 보자고 했습니다. 오늘 본문의 앞부분에 담긴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제자들이 예수님으로부터 천국에 대한 가르침을 받은 장면이었습니다.

이 놀라운 진리를 제자들은 불과 몇 시간 전에 예수님을 입술을 통해서 직접 들었습니다. 그랬던 제자들이 그들의 인생 가운데 찾아 온 풍랑 속에서 예수님께 했던 말은 이것입니다.

'우리 죽게 되었습니다. 우리 망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그들의 삶 속에 풍랑이 찾아올 때 천국의 기쁨은 온데간데 없이 두렵고 떨리는 모습 뿐 이었습니다.

매우 연약한 인생의 모습을 보고 있지 않으십니까? 주님의 가르침을 들었지만 막상 실제로 닥친 풍랑 속에서는 그 가르침을 떠올리지 못하고 그저 자신들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절규하고 있는 이 나약한 제자들의 모습 말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시 한번 천국의 메시지를 던지십니다. 이 풍랑 가운데서 의지해야 할 분이 누구인지를 명백히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십니다.

 

예수께서 깨어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지더라(마가복음 4:39) 

 

오늘 본문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에서 천국의 기쁨으로 살 수 있는 이유는 그리스도인의 인생에 풍랑이 없기 때문에 천국의 기쁨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때로는 풍랑이 우리 앞에 찾아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우리는 모든 능력 있으신 주님을 의지할 때. 어떠한 풍랑 속에서도 우리의 힘과 도움이 되시는 하나님을 신뢰할 때, 하나님의 선한 인도 하심이 내 삶을 견인할 때 그 순간이 풍랑 안에서도 천국의 기쁨을 누리는 시간이 될 줄 믿습니다.

성도님들은 어떤 풍랑 속에 계십니까?

건강, 가족, 인간관계, 재정, 취업과 학업 문제,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문제가 바람이 되어 파도가 되어 나의 삶을 넘어뜨리고자 하는 상황에서 두려워 떨고 계신 분 있으십니까?

성도님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절망하지 마십시오. 낙담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천국을 선물하여 주셨습니다. 어떠한 상황도, 어떠한 문제도, 어떠한 풍랑도 결코 주님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갈 때 주님을 의지하여 포기하지 말고 살아갑시다. 주님께서 온전히 인도하시는 그 삶을 기대하며 살아갑시다. 그래서 살아가시는 모든 자리에서 우리는 천국을 누리며 살아가는 참된 그리스도인들 되기를 축복합니다. 예배로 승리하시고요, 말씀과 기도로 승리하시고요, 찬양으로 승리하셔서 풍랑 따위 두려워하지 않고 오직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합니다. 그렇게 이 땅 가운데서 참된 평안을 누리며 나아가는 우리 강릉교회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